2009/11/06 16:49

고양이

   어제 밤에 일찍 쇼파에 누워 주무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셨다. 어머닌 그 말을 내게 전했고 나보고 아이스크림을 사오라 해 옷을 주섬 챙겨입고 나왔다. 

  메로나와 몇몇 아이스크림을 꺼내고 가격을 보며 좀 언짢아져서 나오는데 슈퍼 문 앞에 왠 고양이가 있었다. 날 보고 도망가는듯 싶더니 내가 쭈그리고 앉아 부르니 냉큼 달려왔다. 그리곤 아마 내가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동안 신나게 먹다가 내가 나타나 미처 다 먹지 못한 빵을 다시 먹었다.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나는 관심없다고 느낀듯이 빵을 먹는데에만 열심이었다. 내가 자신을 해칠만큼 강하지 않다는 걸 잘도 알았나 보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게 귀와 머릴 돌렸지만 정작 내가 쓰다듬어보는 손길도 말 그대로 무심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래도 먹는 내내 계속 주위를 둘러보는것이 괜히 안쓰러워 얼마 안 남은 빵을 다 먹을때까지 옆에 쪼그려 앉아 기다려주었다. 검은색에 회색 줄무늬가 간간히 들어간게 세련된 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빵을 다 먹고 나선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나의 검은 봉지에도 살짝 관심을 보이더니 말았다.  난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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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11/06 18:2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valadares 2009/11/10 09:51 #

    어제 책을 읽다가 말씀드리고 싶은 글귀가 생각나서 찾았는데 잘 안나와서 못 달았다가 지금 찾아보니 바로 나오네요. 요즘 읽고 있는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 란 책에서 '위로' 에요. 짧으니까 그냥 다 써야지.

    위로


    극심한 분열로 인해 내내 괴로워하던 중,
    내일의 안부를 모니터 위 고양이에게 묻는 것으로…
    마침내 작은 위로를 받았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고양이도 해주는 위로를, 왜 사람을 못해주는 걸까.



    -

    참 고양이란 저번에도 말했던것 같지만 묘한 동물이에요. 그래서 묘猫 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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