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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늘 문득 어떤 그림을 보았는데. 문득 네 생각이 났다. 영화를 봤던 그날 헤어지기엔 영화가 너무 재미없었고 밥도 맛이 없었고 날씨도 너무 좋았던 그날. 그리고 가늠할 수 없었던 기간만큼의 시간 후에 왔던 또 다른 그날. 사소한 말의 의미가 엇갈리고 하루는 뭘 해도 엉성하고 맘에 들지 않게 보냈지. 그러다 버스에 올랐을 때 왔던 문자로 비롯된 또 한번의 같잖은 일로 마음은 더 틀어졌었다. 그날 밤 네게서 온 전화에서 넌 헤어지자고 했었고, 나도 그러자고 했었고, 또 먼저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했고 그렇게 무덤하게 전화를 끊었었지.
그 날 두번의 말다툼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아마 처음부터 무척이나 잘 무너질 카드성을 쌓는듯 했던것 같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기도 했었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럴 마음이 사그러들기도 전에 자랑할꺼리가 사라졌던 우리니까.

그 후에 너에게 먼저 연락이 올거라 생각했지만 넌 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먼저 전화를 했었다. 마치 손가락 끝에 가시라도 박힌양 힘겹게 눌렀던 그 전화번호들은 술을 마셨다는 핑계가 아니고서는 떠올릴 용기가 없었다. 호탕한척 쿨한척 아마 내 목소리에서 다 드러났겠지만 그랬던 많은 '척'들 후에 전화를 끊고나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넌 아마 상상도 못할 거다. 그래 나도 넌 전혀 안 힘들어 할거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했으니까.. 후에 정말 그랬다던 너의 말은 나를 더욱 멍청하게 느끼도록 만들었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난 아직도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네 생각을 한다. 오늘은 문득 그날 버스안의 풍경이 떠올라서 그렇다. 자주타는 버스가 아니었고 앞쪽 좌석 옆에 서서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지. MP3가 부재중이었던 시기였기에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지. 언젠가부터 생긴 버릇인데, 밤에 버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그렇게 마음이 짙푸러지는 게 지금 되짚어보니 그때 이후였나보다.

너는 힘겨울 때보다 여유가 있을 때 내가 생각난다했었지, 그래서 넌 견딜 수 있었나보구나. 걱정마라 나도 지금은 버틸정도만 생각이 날 뿐이니까.

by 케야르캐쳐 | 2008/08/28 14:59 | 트랙백 | 덧글(2)

어제와 오늘아침



아침밥으로, 얼마전 어머니와 함께 샀던 우렁이 들어간 된장찌개가 나와있었다. 침대에서 바로 나와 먹는 밥은 으레 맛없고 팍팍하기 마련인데 그 아침밥은 유난히도 맛있었다. 우렁을 원체 좋아했던터라 막 건져내어 먹고 있었는데 2005년에 먹었던 우렁이 생각났다. 생각은 손에 손을 맞잡고 많은 기억들을 건져냈다. 굉장히 오래 되어서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 밥을 먹으면서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밥을 다 먹고 화장실에 들어가도 같은 마음이었다. 아침부터 이게 뭔 지랄인가 싶어 맘을 다잡고 씻고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나가려고 문을 열고 나서야 아침에 왜 그랬던지 알 수 있었는데, 비가, 비가 무척이나 단아하게 내리고 있었다. 내 방에 있는 창도 크게 열어놨었는데 잠결이라 비오는 걸 전혀 몰랐었다. 비가 오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그렇게 반응하다니 비란 참. 비란 참.....

언니네 이발관의 4집에서의 베스트는 1번트랙인 '바람이 부는대로' 라고 굳게 믿고 있던 난 어젯밤에 이석원의 4집 베스트는 '태양 없이'다 .라는 글을 봤다. 전에도 그의 어떤 일기에서 언급했었기에 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는 했었다. 그렇지만 난 '그 베스트 반댈세'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바람이 부는대로'를 오랜만에 들었을 때 느꼈던 그 음악적 오르가즘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후에 밖에 나가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버스에 앉아 비가 닿아 부서지는 창을 바라보면서 '태양 없이'를 듣는데 '아-'싶었다. 그치만 '태양 없이'를 듣고 나서 다시 '바람이 부는 대로'를 들으니 '에이 그래도..' 싶었다. 참 마음이 꾸물텅꾸물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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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엔 늦잠을 잤다. 열한시도 넘어서 일어났다. 꿈을 꾸었는데 정말 너무도 생생하고 있을 법하고(이건 내 바람인가?)발단 전개 절정 결말도 잘 들어맞아 있어서 깨고 나서도 어제 있었던 일인가 싶었다. 다른 잠을 자다가 일어나고 나서 회상해보고 나선 '아- 꿈'했다. 빵을 사러 돌아다닌 기억이 생생한데, 우유를 살때 점원에게 물어보면서도 가버렸으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한 마음의 여운이 남아있는데도 꿈이었다니. 아..꿈.

꿈은 어무니께서 내게 어떤 심부름을 맡기시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유흥업소만 있는 그 장소에 (꿈 속의 세계관엔)어떤 마트가 있어서 거기로 심부름을 갔다. 무엇을 사러 갔었는지는 꿈 깬 직후엔 기억이 났었는데 지금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사러들어가려는 입구에서 마주쳤다. 와 우연도 이런 꿈에서나 이루어질법한 우연이... 그래 인사를 나누고 들어가려는데 자기가 들고 있던 어떤 도구-쨈바르는 나이프 처럼 생겼던-것을 들고 놀이공원 입장하는 것 같다. 라고 말했다. 그땐 와 재밌다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왜 그게 놀이공원 입장에 필요했던 건지 모르겠다. 뭐 쨌든 웃는 모습을 보니 무척 기분이 좋아서 전-부터 무척 오래전부터 무언가를 주고 싶었기에 급한 마음으로 뭘 사줄까 마구 고민하다가 빵과 우유를 사주기로 하고 빵을 샀다. 우유를 사려는데 우유가 이상한 세트같은 것이있고 1+1행사인지 뭔지 계속 복잡하게 되어있어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시간이 늦은 것 같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갈 것만 같았다. 그래서 급히 달려나왔지만 그리고 사실 나가기 직전까지도 아직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없었다. 멀리 나가서 사거리 어디론가 갔나 하고 확인해 봤지만 여전히 없었다. 흔적도 없었다. 무척이나 허탈해서 가만히 서 있다가 빵과 우유는 어쨌는지 기억이 안나고 어무니의 심부름을 했다.
아 정말 좀 기다려주지. 그렇게 환히 보기 좋게 웃더니만.

by 케야르캐쳐 | 2008/08/23 12:18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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